
마키나락스가 9월 4일인 오늘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ATTENTION 2025’를 열고 산업 AI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생각하고, 행동하며, 산업을 바꾸는 AI’를 주제로, 에이전틱 AI가 어떻게 초생산성 시대를 이끌 수 있는지에 대한 로드맵과 실제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번 컨퍼런스는 LG, 퓨리오사AI, 업스테이지, 리얼월드, 한국수자원공사, 두산에너빌리티, 현대오토에버, 육군사관학교,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과 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해 산업별 AI 활용 가능성을 논의했다. 행사장은 1200여 명이 사전 신청해 조기 마감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윤성호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100X 혁신 : 산업 AI가 여는 초생산성의 시대’를 주제로, “GPT와 같은 범용 AI는 대화나 텍스트 생성에는 강점이 있지만 센서 데이터 해석, 도면 판독 등 정밀도가 필요한 산업 업무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조, 국방, 중공업 분야는 AI를 통해 100배 수준의 생산성 향상 잠재력을 가진 만큼, 이제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도 수백, 수천 개의 AI 에이전트를 직접 구축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성호 대표는 “AI는 이제 단순히 보조하는 도구가 아니다. 한 사람이 백 명의 생산성을 내는 세상을 현실로 만들 기술”이라며, “산업 현장에 맞는 정밀한 AI 적용은 여전히 난제지만, 이 벽을 허무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현장에서 쓰이면 쓸수록 학습하고 진화하는 AI다. 데이터를 의미 단위로 분해하고 맥락을 읽어내며, 프로세스와 시뮬레이션까지 아우르는 지능형 에이전트가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특화된 에이전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거대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 스스로 수천 개의 에이전트를 손쉽게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자사 플랫폼 ‘Runway’를 공개했다. Runway는 GPU 최적화, 프롬프트·에이전트 개발 스튜디오, 조직 맞춤형 AI 포털, 엔터프라이즈 보안·거버넌스 체계를 아우르며, 폐쇄망에서도 클라우드 수준의 개발 환경을 제공한다.
그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는 분명하다. 기업은 특화한 AI 에이전트를 빠르게 만들고 확산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초생산성 시대를 여는 열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마키나락스는 런웨이의 신기능 ‘앱 스튜디오(App Studio)’도 공개했다. 이 기능은 데이터와 모델을 연결해 직관적인 UI로 AI 앱을 제작·실험하도록 지원하며 스마트 도면 에이전트, 스마트 공장 사업관리 챗봇, 지휘통제 상황관리 에이전트 등 다양한 버티컬 AI 에이전트 데모와 함께 선보였다.

이어 키노트를 맡은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원장은 “AI 산업은 이제 단일 모델 경쟁을 넘어 다양한 에이전트들이 협력하는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며 “산업 생태계 구축은 AI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핵심 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실제 산업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동력”이라며 화학 공정 자동 스케줄링, 화장품 신소재 개발, 금융 포트폴리오 최적화 등 다양한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AI가 전문가의 업무를 대신하고 일반인도 전문가처럼 일하게 만드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패널토론에서는 퓨리오사AI, 업스테이지, 마키나락스, 리얼월드 관계자들이 참여해 '한국은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을 넘어 산업 현장 차원에서 AI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오후 세션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 두산에너빌리티, 현대오토에버, 육군사관학교, LG전자 생산기술원, 엔비디아 등이 실제 현장에서의 산업 AI 활용 사례를 발표하며 적용 경험을 나눴다.
패널토론에서 퓨리오사AI 정영범 상무는 “GPU가 장악한 AI 반도체 시장에서 전력 효율성과 비용 경쟁력이 중요한데, 자사의 레니게이드 칩은 대규모 언어모델에 최적화해 전성비와 가성비에서 GPU를 능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론 비용이 에이전틱 AI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성능과 비용 혁신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스테이지 이활석 CTO는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해 독자 모델을 만드는 건 쉽지 않다”며, “우리는 문서 업무 중심의 특화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국가별·도메인별 차이를 반영한 특화 모델이 결국 차별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일본 문서 처리 사례를 들며 “각국의 특수한 문서 형식과 언어 특성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마키나락스 허영신 CBO는 “AI 생태계가 GPU·모델·서비스로 이어지는 큰 줄기를 형성하지만, 결국 현장 곳곳에 스며드는 애플리케이션이 있어야 건강한 생태계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진출 경험을 소개하며 “시장의 규모는 크지만 변화 속도가 느려, 신기술 적용은 돌다리를 두드리듯 신중하다. 그러나 그만큼 성공 사례를 만들 기회도 크다”고 평가했다.
리얼월드 이강욱 CBO는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을 소개하며 “사람 손의 섬세한 동작을 대체할 수 있는 AI가 제조와 물류 현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선 배선, 편의점 진열 같은 정밀 작업은 룰 기반 로봇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실제 현장에서 데이터를 모아 훈련한 핸드 덱스터리티 모델이 글로벌 경쟁의 핵심 무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더레이터로 참여한 디스펙터 음병찬 대표는 “에이전틱 AI는 이제 물리적 세계로 나오며 제조, 국방, 에너지 등 핵심 산업을 바꾸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이 전환의 최전선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고 정리했다.
이번 행사에서 확인된 흐름은 산업 현장이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생산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키나락스의 사례는 AI가 산업 전반의 혁신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입증한 무대였다.

오토메이션월드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