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점에서 산업 자동화 영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무엇일까? 바로 로봇이다. 로봇은 상용화의 지평을 연 ‘산업용 로봇’을 시작으로, 현재는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출현하며 대중화 및 일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 무인운반차(AGV), 자율주행로봇(AMR), 협동로봇(Cobot), 서비스 로봇, 드론부터 ‘미래 지향형 로봇의 정점’으로 불리는 휴머노이드(Humanoid)까지, 로봇은 다양한 방향으로 새로운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각종 현장 내 로봇 입지 높이려면?…“로봇과 시스템 간 ‘연결성’ 갖춰야”
이처럼 로봇은 산업 자동화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향후 로봇 생태계의 효율성과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박윤국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이하 슈나이더) 산업 자동화 사업부 매니저는 확장성, 호환성, 직관성을 통합한 ‘연결성(Connectivity)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복잡한 로봇 프로세스와 설비, 시스템 등 현장 인프라의 유기적 통합을 의미한다.
박윤국 매니저는 “로봇은 이미 자동화가 필요한 현장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데, 이러한 로봇을 더욱 효율적이고 쉽게 활용하려면 도입부터 유지보수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통일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로봇 도입과 활용 시 낮은 진입장벽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그는 현재 로봇 생태계가 까다로운 체계, 비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비용, 복잡한 관리 방법 등으로 인해 중소규모 현장에서 로봇 도입 및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는 로봇 도입 후에도 여러 이슈를 발생시키며, 비싼 비용을 들여 로봇을 설치했음에도 원활한 활용이 불가능해 다시 기존 공정으로 회귀하는 사례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박 매니저는 ‘로봇 소프트웨어 고도화’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제시했다. 그는 발전 궤도에 오른 하드웨어 기술과 아직 성숙하지 못한 소프트웨어 기술 간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ICT 기술을 로봇에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언급했다. 이 전략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변화한 제조업 환경에 적합한 접근법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은 소품종 대량생산 대비 생산 공정을 빈번히 변경해야 하므로, 하드웨어를 계속 교체하기 보다는 소프트웨어를 개선하고 변경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박 매니저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궁극적으로, 로봇과 현장 프로세스 간 연결성이 필수적으로 구축돼야 한다.
소프트웨어 역량 활용해 로봇 시스템 고도화 추진
박윤국 매니저의 시각에 따라 슈나이더는 로봇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의 간극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기반으로 올해 초 로봇 시스템 분야로의 진출을 선언하며, 오랜 기간 축적된 소프트웨어 역량을 활용해 로봇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델타 로봇, 직교 로봇, 스카라 로봇, 협동로봇, 지능형 운송 시스템 등이 포함된 모션 컨트롤 시리즈 ‘렉시엄(Lexium)’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며 로봇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이는 로봇 하드웨어에서 시작해 소프트웨어 분야로 넘어가는 기존의 일반적인 로봇 생태계의 공식을 깨는 방향성이다. 이러한 소프트웨어적 강점을 통해 로봇 시스템 프로그래밍, 구축부터 유지보수, 나아가 로봇 시스템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활용까지 지원한다.
박윤국 매니저는 “자동화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기술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며 “슈나이더는 이러한 트렌드에 적합한 다양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나이더는 로봇뿐만 아니라 자동화 시스템에 요구되는 모든 요소를 아우르는 자동화 솔루션 플랫폼인 ‘에코스트럭처(EcoStruxure)’를 제시한다. 이 플랫폼은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로, 자동화 및 로봇 시스템의 통합된 지원을 목표로 한다.
특히 로봇 분야에서는 ‘에코스트럭처 머신 엑스퍼트(EcoStruxure Machine Expert, ESME)’를 기반으로한 고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의 로봇 제어 기술인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모션 제어, 컨트롤러 등을 ESME에 통합하여 제공하며, 디지털 트윈 기술은 ‘에코스트럭처 머신 엑스퍼트 트윈(Eco-Struxure Machine Expert Twin)’을 통해 활용 가능하다.
슈나이더는 이러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을 통해 완성된 로봇 시스템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산업 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박 매니저는 “이러한 로봇 통합 솔루션은 다양한 로봇 브랜드 간 프로토콜 통합 문제를 해결하고, 단품 기반 체제에 비해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큰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하드웨어도 지속 힘 싣는다
지난 2023년에는 렉시엄 시리즈에 협동로봇 라인업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렉시엄 코봇(Lexium Cobot)’은 협동로봇 시장에서 슈나이더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렉시엄 코봇은 3, 5, 7, 12, 18kg의 가반 하중 제품군으로 구성되며, 간단한 전용 애플리케이션 설치만으로 PC, 노트북,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로봇을 제어하고 훈련(Teaching)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의 티치 펜던트(Teach Pendant) 없이도 시스템을 구성하고 활용할 수 있다.
슈나이더의 로보틱스 솔루션은 독일 본부에서 연구개발, 설계 및 제조를 진행하며, 물품 이동 시스템 ‘렉시엄 PAS·TAS·CAS’, 델타 로봇 ‘렉시엄 T·P’, 직교 로봇 ‘렉시엄 MAX’, LMS 솔루션 ‘MC12 멀티 캐리어’ 등을 포함하고 있다.
슈나이더는 의약품, 식음료(F&B) 등 글로벌 산업 분야에 로보틱스 솔루션을 제공하며, 올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해 다양한 현장에서 개념증명(PoC)을 진행 중이다. 특히 렉시엄 코봇은 중소 및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도입 사례가 증가할 전망이다.
박윤국 매니저는 “2024년에는 자사 로보틱스 솔루션을 국내 시장에 알리는 데 주력했다면, 2025년부터는 다양한 로봇 파트너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해 실효성과 효율성을 갖춘 국내 산업 특화 로봇 기술을 보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가장 쉬운 로봇 활용을 지원하고,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오토메이션월드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