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자동화(Factory Automation) 영역은 스마트 팩토리의 등장으로 혁신적인 스탭업을 경험했다. 이러한 레퍼런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DX)’이 핵심 기반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 가운데 ‘자율제조(Autonomous Manufacturing)’가 제조 산업의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자율제조는 생산·제조 전주기에 걸쳐 구축되는 자동·무인·자율화 인프라로, 시스템 내 모든 요소가 연결돼 새로운 제조 인사이트를 제시할 전망이다.
자율제조는 제조업의 최종 종착지로 기대 받는 만큼 수많은 차세대 첨단 기술이 이식된다. 특히 자율제조 시스템을 구축·구동·관리하는 과정에서 중심축 역할을 하는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AI)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AI 기술은 공장의 자동·무인화를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 비정형적인 공정을 구현하고 이슈를 해결하는 데 핵심으로 활용된다.
예컨대 설비 이상·고장을 분석·예측하는 ‘예지보전’을 수행해 다운타임 저감과 생산성 극대화를 노리거나, 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이슈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으로 AI가 제조 산업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러한 AI의 특성을 통해 공장의 완전한 자율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급증하는 양상이다. 인간과 기계설비의 협업을 넘어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제조 인프라의 탄생을 앞둔 것이다.
글로벌 산업 솔루션 업체 지멘스의 국내 지사 한국지멘스는 디지털 인더스트리(DI) 비즈니스 부문을 조직해 국내 FA 산업 고도화를 위한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특히 AI 기술을 입힌 자동화 솔루션을 지속 개발·출시해 자율제조 구현을 지원하는 중이다.
안혁원 한국지멘스 DI FA 부문 차장은 “지멘스는 운영기술(OT)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하는 등 FA 영역의 모든 요소를 통합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기업의 DX를 지원하고 있다”며 “AI는 그 여정에서 우리에게 신개념 통찰력을 제시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혁신 ‘지름길’ 제시하는 지멘스…AI가 ‘길라잡이’
AI는 그 자체만으로 다양한 파생 기술과 솔루션을 생산하는 잠재력을 갖췄다. 수많은 잠재요소 중 일정하지 않고 기습적 이슈를 대응하는 기술적 역량이 제조 영역에서의 강점으로 평가된다.
지멘스는 이러한 AI의 강점을 녹인 여러 솔루션을 보유했다. 생성형 AI 솔루션 ‘인더스트리얼 코파일럿(Industrial Copilot)’은 독일 모션제어 기술 업체 셰플러의 엔지니어링·유지보수·최적화 등 셰플러 장비가 숙련·전문가 없이 운영되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딥러닝 알고리즘이 탑재된 AI 솔루션 ‘시매틱 로봇 픽 AI(SIMATIC Robot Pick AI)’는 비정형화 패턴으로 다양한 제품을 피킹하는 기술로 활용 사례를 확장하고 있다. 해당 솔루션은 정형화된 패턴으로 피킹 공정을 수행하는 기존 로봇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데 의미를 가진다.
지멘스는 이 솔루션의 기술 수준을 한층 제고하고, 머신비전 역량과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전략을 전개했다. 이 일환으로 독일 내 다양한 기업의 도입 레퍼런스를 확보한 AI 비전 시스템 ‘인스펙토(Inspekto)’를 올해 2월 지멘스의 FA사업부로 합병했다. 시매틱 로봇 픽 AI와 인스펙토는 인력을 최소화하고, 프로세스 정확도를 극대화하는 기술로 자율제조와 맞닿아있다.
지멘스는 이러한 AI 솔루션을 기반으로 제조 생태계 내 모든 요소가 연결되는 ‘디지털 에코시스템(Digital Ecosystem)’을 구축하고 있다. 이렇게 연결성이 확보된 환경은 모든 데이터가 통합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AI는 이러한 환경에서 더욱 고도화된 면모를 보인다.
안 차장은 “제조 공정에서 순환하는 데이터를 통합하는 것은 글로벌 이슈인 넷제로(Net-Zero) 실현에도 최적의 해결책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는 자원관리 최적화, 폐기물 최소화, 에너지 효율성 극대화 등을 위한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활용․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멘스의 디지털 에코시스템은 지속 가능한 공정 환경을 제공할 것이며, 친환경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자율제조 밑거름’ 한층 진화된 스마트 팩토리…어떤 요건 필요한가
스마트 팩토리는 데이터를 근간으로 운영된다. 안혁원 차장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OT·IT 융합 그리고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를 미래형 스마트 팩토리의 필수조건으로 정의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을 통해 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최적화하는 데 활용되고, OT·IT를 융합해 OT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IT의 데이터 응용 기술을 적용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디지털 스레드를 적용한 데이터의 연결·통합을 통해 생산된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쳐 데이터 흐름(Data Flow)을 원활하게 하는 기틀을 잡는다.
안 차장은 “제조기업은 이 과정에서 디지털 인프라 구축 서비스와 AI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디지털 서비스와 컨설팅을 통해 디지털화(Digitalization)을 이룩하고, AI를 활용해 제조 운영 및 엔지니어링 과정에서 유연하고, 생산적인 결정을 내리라는 것이다.
아울러 제조기업 관계자는 이러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이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효율적인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소프트웨어 시각에서의 사고방식 전환을 뜻한다.
지멘스는 그동안 앞선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조 산업에 제시해왔다. 제조기업의 디지털라이제이션 달성을 지원하는 PLC 시리즈 ‘시매틱 컨트롤러(SIMATIC Controller)’, 클라우드 기반 개방형 IoT 플랫폼 ‘마인드스피어(MindSphere)’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어 OT·IT 커넥티비티 애플리케이션 ‘인더스트리얼 에지(Industrial Edge)’, 네트워크 간 원활한 통신을 담당하는 각종 IoT Gateway 솔루션 등을 론칭해 공정 내 모든 요소의 연결성 극대화를 지원했다. 여기에 HMI·모니터링 소프트웨어 ‘시맨틱 WinCC(SIMATIC WinCC)’로 제조 공정의 투명성(Visibility) 확보를 도모했고,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구축해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슈를 예측·예방했다. 또 엔지니어링 프레임워크 솔루션 ‘TIA(Total Integrated Automation) Portal’에 로봇 프로그래밍을 통합하는 라이브러리를 지원해 지능형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안혁원 차장은 끝으로 “지멘스는 앞선 기술 및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제조 업계의 DX 실현에 기여했으며, 이는 자율제조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