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서빙로봇 시장은 외산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0%이며 기술력보다 가격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트위니는 자율주행 기술력을 토대로 서빙로봇 이외 타깃 시장을 선정했다. 비교적 경쟁력을 발휘하기 힘든 서빙 영역보다는 기술력 위주의 공장·물류, 오더피킹, 라스트 마일 등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트위니 김혁 전략기획실장은 우리 로봇 산업은 고도화된 기술이 비교적 덜 요구되는 서빙로봇 시장과 달리 기술적 요구가 상존하는 시장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율주행은 주어진 목적지 또는 주어진 경로를 기반으로 주체가 스스로 이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자율주행로봇에 기본 적용되는 기술은 경로계획, 실시간 궤적 생성, 지도 제작, 자기 위치 추정 등 네 가지다.
자율주행 핵심 기술
여기서 자기 위치 추정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마커, 비컨, 블루투스 등 인프라를 수반해서 위치를 인식하거나, LiDAR 센서를 통해 로봇이 자기 위치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쉽게 ‘인프라’와 ‘LiDAR 센서’로 나눌 수 있다.
인프라를 활용한 방식은 바닥에 QR코드 등 마커를 일정한 간격으로 부착한 후 로봇이 마커를 인식해 수동적으로 자기 위치를 인식한다. 블루투스 등 신호 발생 장치를 이용해 로봇이 위치를 인식하는 방식도 인프라 방식에 속한다. 해당 방식은 자동주행 기능이 적용돼 있는 로봇이지만, 해당 로봇이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주행하려면 인프라가 필수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수동적이다.
LiDAR 방식은 자율주행 모빌리티에도 적용돼 낯설지 않은 LiDAR 기술을 활용하는데, 크게 2D LiDAR와 3D LiDAR로 구분된다. 2차원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보다 3차원 센서를 활용한 데이터의 볼륨과 차원은 연산량 측면에서 최대 1만 배가량 차이가 난다. 특히 3D LiDAR 영역에서도 업체별로 기술적 차이가 드러난다. 여기에 가장 큰 격차가 드러나는 부분이 센서 종류와 더불어 수집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연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적용 여부다.
자율주행 로봇기업 트위니는 3D LiDAR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알고리즘을 보유했다. 넓고 복잡한 환경에서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함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연산이 가능한 알고리즘을 3D LiDAR에 적용했다는 점이 트위니의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LiDAR 방식을 적용한 자율주행로봇은 슬램(SLAM) 기술을 활용하게 되는데, 슬램은 로봇이 주행할 환경을 사전에 지도로 제작하고, LiDAR가 수집한 환경 데이터를 일치시켜 로봇이 능동적으로 주행한다는 점에서 앞선 인프라 방식과 차이를 갖는다.
현재 국내에서는 배달업체 ‘배달의 민족’, 국외에서는 美 로봇기업 ‘스타쉽’ 등이 실외 로봇을 다루고 있다. 이들 로봇은 GPS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한정된 장소에서만 활동이 가능하다. 가령 고층 빌딩 지대, 터널, 숲 지형 등 GPS 수신이 어려운 공간에서는 움직임이 제한되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스타쉽은 대학교 캠퍼스, 촌락 등에서 로봇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에 트위니는 3D LiDAR와 GPS 기술을 융합한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고 판단했다. 트위니는 이를 위해 다양한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다. 더불어 엘리베이터 층간 이동기술이 자율주행로봇에 적용돼야 서비스 제공 측면에서도 활용성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트위니는 현재 국내 여러 엘리베이터 업체와 협력해 감시관 연동을 통한 모듈 프로토콜을 일치하는 과정을 거쳤다. 실제 건물 사옥에서 자율주행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활용해 배달을 진행한 사례도 있다.
트위니의 자율주행 로봇사업 전략
지금까지 국내 서빙로봇 시장에서는 기술력보다 가격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했다. 제한된 공간에서 반복적인 움직임만을 요구하는 영역이 서빙이기 때문이다.
트위니는 자사 기술력을 토대로 서빙로봇 이외 타깃 시장을 선정했다. 비교적 경쟁력을 발휘하기 힘든 서빙 영역보다는 기술력 위주의 공장·물류, 오더피킹, 라스트 마일 등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공장·산업은 인력 대체 요구가 지속되는 산업군이다. 국내 시장 규모는 거대하나 기술력이 부족해 시장을 선점하지 못한 기업 사례가 많다. 트위니는 여기서 3D LiDAR가 해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2D LiDAR는 작업자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재매핑 작업을 수행해 로봇의 움직임을 재설정했다. 3D LiDAR를 도입하면 작업자가 재매핑하지 않아도 로봇이 자기 위치를 지속 인식해 생산 효율성이 상승한다.
현재 트위니는 포크 리프트 로봇에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한 공장용 플랫폼을 보유해 실제 공장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트위니는 이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 각 공장 현장에 대응하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구동부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와 관련해 공장형 구동부 베이스 플랫폼 ‘나르고 팩토리’가 올해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오더피킹은 다품종 소량 체제의 물류센터 작업자가 주문명세서와 동일한 물품을 찾아서 고객이 주문한 물품을 모아 포장 프로세스까지 이동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오더피킹은 규격화돼 있지 않으면서도, 다품종 소량 물품의 포장 작업을 통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 의존도가 높았다. 여기서 핵심은 작업자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주문명세서에 있는 물품을 인식하고 모아진 물품이 주문명세서와 일치하는 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트위니는 그 외 부분을 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오더피킹 로봇을 개발했다.
오더피킹 로봇은 작업자의 구역(Zone)에 보관 중인 물품만 피킹하는 존 피킹(Zone Picking) 방식을 채택한 현장에 도입된다. 물류센터 레이아웃이 변경돼도 주행이 가능하며, WMS 연동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해당 로봇은 인력 활용에 효율성을 극대화한 기술이다. 오더피킹 과정에서 사람의 인지 능력만을 활용하고, 나머지 반복적인 업무 수행은 로봇이 대체한다는 점에서 현재 로봇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사례다.
라스트 마일 영역은 트위니의 미래지향적 사업 전략에 속해있다. 트위니는 향후 배달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라이더를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 전망한다. 트위니는 이미 자사 로봇을 통해 기업 사옥 내 커피 배달, 엘리베이터 연동 등 서비스 실증을 진행했다. 쇼핑몰 등에서 배달이 가능한 시나리오도 보유했다. 트위니는 최종적으로 택배 서비스를 목표로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2021년 우정사업본부와 협업해 실증을 진행했다. 이후 실외 라스트 마일 전용 로봇 ‘나르고 딜리버리’를 출시했다.
트위니는 공장·물류, 오더피킹, 라스트 마일 등 각 영역에서 활용 가능한 ‘나르고 팩토리’, ‘나르고 오더피킹’, ‘나르고 딜리버리’ 등을 시장에 출시해 사업 영역을 공고히 다지고 있다.
오토메이션월드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