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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120여 년 자동차 역사는 잊어라!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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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미래 자동차 시장 거머쥘 주인은 누구?


2004년 개봉한 영화, 아이로봇(I, Robot). 이 영화에 나오는 자동차에는 운전자가 필요 없다. 모든 자동차가 자율 주행이 가능해서다. 영화 속 자동차 추격전에서 주인공 윌 스미스는 “자율운전모드 해제, 자율운전모드 적용”을 번갈아 가며 적을 따돌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얘기는 이제 현실이 됐다. 영화가 개봉한 후 10여 년이 지난 지금, 자동차는 변화에 변화를 거듭했다. 전기차가 등장했고, 구글과 BMW, 벤츠 등은 자율주행차를 개발해 실제 도로에서 실험을 진행 중이다.



공상과학 영화감독은 힘들게 됐다. 작가도 마찬가지다. 상상했던 모든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에선 그 진도가 더 빠른 듯하다. 전기로 굴러가는 자동차는 이미 출시됐다. 전기차는 올해 국내에서 14,000대가 보급됐다. 세계 시장에서는 연간 100만 대의 전기차가 판매되고 있다. 4년 후에는 1천만 대 시장으로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가장 자주 나오던 자율주행차도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이미 구글과 벤츠, BMW 등의 회사는 자율주행차를 개발해 실제 도로에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누적 주행거리도 상당수 쌓여 실용 데이터 확보에도 성공했다. 공상과학 영화감독은 이제 미래 자동차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상상력을 필요로 하게 됐다.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하는 영화 ‘트랜스포머’ 제작진만 아직 여유가 있을 뿐이다. 


▲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스마트폰도 곧 자동차와 주객이 전도될 전망이다.


예상되는 미래 자동차 시대의 풍경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자동차는 어떤 모습을 갖출 수 있을까? 먼저, 미래 자동차는 가전제품 영역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의 전기·전자장치 비율은 약 25~30% 내외 수준이다. 4년 이내에 40%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란 추측도 있다. 가전제품으로 이름을 알린 글로벌 기업이 모두 자동차에 집중 투자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현재 구글과 애플, IBM, LG전자, 삼성전자 등의 기업은 자동차 사업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애플은 자동차 소프트웨어 회사로 영역을 넓히고 있고, IBM 등 컴퓨터 관련 회사도 자동차와 연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2018 에너지포럼’에서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스마트카, 친환경차 등으로 대표되는 현재 자동차의 명칭은 모두 융합을 강조하고 있다”며 “미래 자동차는 센서, 카메라, 디스플레이, 각종 반도체 등의 하드웨어와 차량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인 알고리즘을 융·복합으로 진행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동차는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로 점차 변환되고 중첩되면서 앞으로는 수소연료전지차가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스마트폰도 자동차와 주객이 전도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은 자동차에서 구현할 수 있으며, 앞으로 스마트폰이 자동차를 제어할 수도 있게 된다. 김 교수는 “앞으로 자동차는 움직이는 생활공간이지 움직이는 가전제품, 움직이는 컴퓨터가 될 전망이다. 결국 자동차도 사물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 전기차는 완전한 무공해 자동차인 만큼 틈새시장 장악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다.

ⓒ기아자동차


오늘의 자동차 시장 날씨는 친환경 바람이 강세


최근 자동차 시장에는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미세먼지 등 환경적 규제로 인해 자동차의 친환경 요소가 필수항목으로 자리 잡아서다. 이러한 이유로 앞으로 ‘클린 디젤차’는 사라질 전망이다. 그 자리를 대신할 3총사는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이다. 김필수 교수는 당분간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친환경차 중 무시 못 할 분야가 전기차다. 전기차는 현실적으로 완전한 무공해 자동차인 만큼 틈새시장 장악할 수 있는 차종이다. 이미 미국 테슬라의 ‘모델3’와 쉐보레 ‘볼트’ 등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올해부터 전기차 시대는 본격적으로 개막했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올해만 국내에서 14,000대 보급됐다. 이 수치는 세계 시장과 비교했을 때는 낮은 편이다. 세계에서는 연간 100만 대의 전기차가 판매되고 있어서다.


전기차 열풍에는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역할도 크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이륜차도 아니고 일반 자동차도 아닌 틈새 차종으로 ‘퍼스널 모빌리티’를 지칭한다. 르노삼성의 ‘트위지’가 대표 모델이다. 김 교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동네를 돌아다니는 단거리용, 등하교용, 시장용, 배달 택배용 등으로 쓰일 수 있는 새로운 시장 창출 영역을 가지고 있다”며 “이 차종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먹거리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활성화하고 있고, 우리도 최근 규제를 풀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시킬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전기차 열풍에는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역할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한 다른 시각


미래 자동차 중 가장 관심을 받는 분야는 자율주행차다. 이 차는 운전자 없이 탑승객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시켜주는 자동 운전 수단이다. 자율주행차는 라이다(LIDAR :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센서로 물체를 인식한다. 앞 유리에 달린 카메라는 현재 자동차의 위치를 파악하고, 중앙 카메라는 신호등 색깔을 주시한다. 자율주행차에 가장 중요한 장비는 DCU(Domain Control Unti)이다. 이 장비는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며 각종 센서의 수집 정보를 바탕으로 주행 방향, 멈춤, 출발, 속도 등을 결정한다.


자율주행차는 현재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구글이나 벤츠, BMW는 실제 도로에서 실험하며 실용 데이터 확보에 성공했다. 이 기업들은 수년 이내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김필수 교수는 “자율주행차는 2020년 정도엔 시속 30~40Km 정도로 한산한 실버타운이나 관광지역 등에 일부 운영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람이 많은 도심지의 경우 보행자나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등 혼잡조건이 많아 실제 운행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율주행차는 윤리적인 판단 결정이 사람과 다르다. 또 사고 발생 시 보험처리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자율주행차는 실험 과정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2016년 2월에는 구글 자율주행차가 시험주행 중 버스와 부딪혔고, 2016년 5월에는 테슬라 자율주행차가 대형 트레일러와 충돌했다. 2017년 11월에는 나브야 자율주행차가 실주행에서 트럭과 접촉사고를 냈다. 올해도 자율주행차 사고는 이어졌다. 올해 3월에는 우버 자율주행차가 교차로를 건너던 행인을 치었고, 테슬라 자율주행차는 고속도로에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각 기업들은 자율주행 테스트를 지속하고 있다. ⓒVOLVO


자동차의 꿈, 자율주행차가 해결해야할 과제


자율주행차의 사고는 아직 기술적 한계와 관련법이 미비한 데서 발생했다. 현재 자율주행차는 폭설이나 폭우, 먼지, 안개 등 악조건에서 운전이 불가능하다. 사거리에서의 수신호는 물론, 보행자와 운전자의 신호인 ‘아이 콘택트(Eye Contact)’ 등 핵심적인 신호체계 인식도 할 수 없다. 김 교수는 “실제로 혼잡한 사거리에서 수백만 가지 조건을 판단하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라며 “한 건의 치명적인 사고로 운행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차종이 자율주행차인 경우는 모르겠지만, 일반 운전과 자율주행 혼재 사용은 더욱 큰 문제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결국, 자율주행차가 공상 영화처럼 일상에 들어오기 위해선 각종 악조건과 혼잡한 상황에서도 운행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춰야 한다. 또한, 자동차 해킹이나 프로그램 오류에 대한 사전 방지책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현재 자동차 급발진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율주행차 등장은 자동차 해킹 등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아직 우리가 꿈꾸는 미래형 자동차가 등장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이 역시 세계적인 기업들이 적극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빠른 시간 내에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자동차 시대가 왔다. 지난 120년의 자동차 역사는 그저 역사일 뿐이다. 앞으로는 자동차와 ICT를 누가 더 많이 융합하느냐에 따라 자동차 시장의 주인이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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