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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가상개인비서 시장, IT 업계 전쟁터로 급부상

  • 등록 2017.03.23 17: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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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개인비서(Virtual Personal Assistant)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여 다양한 업무와 사용자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된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이것은 크게 사용자를 이해하고 주변 환경 맥락을 인식하는 기능과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 간에 업무 수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구성하고 이를 실행하는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여기서는 지난해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서 발표한 가상개인비서의 서비스 현황과 상용화 전망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인공지능 기술, 가상개인비서 시장 창출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2014년 조사 자료에서 음성대화인식 기술 및 서비스 관련 시장이 2년 내에 성숙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그 예상대로 지난해에는 관련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됐다.


▲ 인공지능 기반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의 종류


특정 분야의 전문가적 조언을 제공하는 ‘인지전문어드바이저(Cognitive Expert Advisors)’ 및 ‘가상개인비서’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5∼10년 내 시장이 더욱 더 성숙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서비스를 시작으로 개인비서 기능을 수행하는 스마트 홈 스피커, 채팅 앱 챗봇 등 개인용 및 가정용 인공지능 제품과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


홈 스피커의 경우 평균 판매 단가가 150달러 수준으로 저렴한 스마트 홈 스피커는 향후 음성인식 기능과 연계된 서비스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가정 내 보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챗봇은 온라인 텍스트 기반 대화인 채팅 내용을 분석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로, 특히 고객서비스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주목받고 있으며 자동응답 상담 시 요구되었던 복잡한 다이얼링 단계, 음성인식 오류 등의 불편함을 없애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Transparency Market Research의 2016년 8월 자료에 따르면, 지능형 가상비서 시장 규모는 2016년 8억 2천만 달러에서 연평균 32.8%씩 성장해 2024년에는 79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서 TMR Analysis의 지능형 가상비서 시장규모는 개인용, 기업용 시장 전체를 포함한 수치이다. 2015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최대 시장인 북미 지역의 지능형 가상비서 시장 매출액은 2억 4,500만 달러 수준이었으며 이는 전체 매출액의 약 40%를 차지하는 규모였다.



또한 가트너의 지난해 9월 자료에 따르면, 가상개인비서 내장형 스피커의 시장규모는 2015년 3억 6천만 달러 수준에서 연평균 43%씩 성장해 2020년에는 2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4년 아마존의 스피커인 ‘에코(Echo)’가 가상개인비서 기기 시장을 개척한 후 지난해 LG전자는 일반 가전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해 주며 부착형 스마트홈 센서와 서비스를 통합 관리하는 스피커 ‘스마트씽큐 허브’를 출시했으며, 구글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무선 스피커 ‘구글 홈’을 미국 내에서 시판하기 시작했다.


향후 북미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전 세계 가정의 3.3%에 무선 가상개인비서 스피커가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가상개인비서 관련 용어 및 개념


글로벌 서비스 현황


애플은 스마트폰, MS는 오피스 프로그램을 포함한 웹브라우징, 구글은 웹 검색 분야를 기반으로 가상개인비서 서비스 시장을 각각 공략하고 있다.


애플의 시리(SIRI)는 iOS와 macOS 기기에서 작동하는 음성인식 가상개인비서 프로그램으로, 질문에 답을 하거나 요구에 따르는 앱을 동작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며, 21개 언어를 지원한다.


구글 나우는 검색 SW에 가깝지만, 사용자의 과거 사용 습관을 분석하고 G메일과 구글 달력 외 제3의 애플리케이션과도 연동해 가상개인비서 기능을 수행한다. 애플 및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모두 이용 가능하다.


MS의 코타나는 윈도우 기기 및 MS 운영체제의 데스크톱, 모바일과 연동 가능하며 특히 검색엔진 Bing을 기반으로 한 전문적인 큐레이션(의학, 금융 분야 등) 역할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윈도우 10 운영체제에 자동 탑재되어 있다.


아마존과 바이두는 전자상거래 정보를 기반으로, 페이스북은 SNS의 텍스트 정보를 기반으로 가상개인비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의 알렉사는 스마트 홈 허브 역할을 하는 스피커 ‘에코’와 연동해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생태계 정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교적 먼 거리(가정 내)에서의 음성명령에 대한 인식 및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바이두의 듀어는 로봇 듀어의 음성기반 가상개인비서 소프트웨어로, 바이두 애플리케이션과 웹상의 영어 및 중국어 텍스트 분석을 통해 온라인 구매 관련 추천과 각종 예약 및 지불 서비스 등을 수행한다. 이 제품은 중국의 거대 O2O 시장을 겨냥해 개발됐다.


또한 페이스북의 M은 인공지능 기술과 인력(트레이너M)의 협업을 통해 메신저 기반의 가상개인비서 및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 


페이스북 SNS를 이용하는 도중에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 및 실행하지 않아도 구매와 선물하기 등 실제 행위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미국 시장의 스마트폰 가상개인비서 서비스와 관련해 2015년 초에 실시된 두 개 기관의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스마트폰 사용자의 약 40%가 스마트폰 가상개인비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 안드로이드용 가상개인비서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Top 8


미래 서비스 발전에 대한 기대 수준


최근 출시되는 디바이스의 경우 2011년 ‘시리’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 비해 음성 인식률은 증가했지만, 사용자들은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의 가상개인비서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출처: Nuance, 2015).


그리고 기술 전문가들은 가상개인비서가 가장 진화된 방식의 인간과 기계의 소통인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또는 HMI(Human Machine Interaction) 형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출처: Tech Crunch, 2012)


가트너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상업용 가상개인비서가 출시된 2016년을 대화형 인터랙션 시대의 진입기로 보고, 2018년까지 인간-기계 인터랙션의 30%가 스마트 머신과의 대화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 기술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쪽에서는 고객이 정보와 가장 처음 커뮤니케이션하는 통로가 되는 가상개인비서가 정보 수집 및 분석의 통합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상개인비서가 모든 개인-사물-서비스를 연계해 주는 최접점으로서 기능하며 고객 정보 통합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가치 창출을 위한 데이터 분석 및 맞춤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서비스 상용화 이슈 및 과제


최근 인간의 사고와 판단, 실행을 대리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가상개인비서와 사용자 간 의사결정 책임 소재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스마트 머신의 유형은 자동화 중심의 ‘movers’(인간의 개입을 최소화 한 시스템. 예를 들면 자율주행차), 정보 기반의 ‘sages’(언어 인식 및 의미 파악이 가능한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기계 중심의 ‘doers’(M2M 및 IoT 기기 간 원활한 작동을 위해 네트워크 지원. 예를 들면 산업용 로봇 등)로 나뉘는데, 가트너는 가상개인비서를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Sages(현자)’ 유형에 해당하는 스마트 머신이라고 분류했다.


▲ 가상개인비서의 의사결정 개입 수준에 대한 선호 조사 결과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의사결정 과정을 보조 또는 일부 대리할 수 있는 ICT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웹·모바일의 경우, 온라인을 통한 웹 검색은 정보 탐색의 시간적 비용을 줄여주는 환경을 제공한다. 모바일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문제를 인식하는 순간 즉각적인 정보 탐색이 가능해졌다.


빅데이터와 관련해서는 기업의 고객 데이터 마이닝을 비롯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이 정교화되면서 맞춤형 대안을 선별하여 추천해 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또 사물인터넷의 경우, 기기 간 데이터 교환을 통해 사용자의 환경을 모니터링할 뿐 아니라 당면 가능성이 있는 문제 상황을 사전에 인식하도록 고지해 주는 기능도 실현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의 지능을 모사한 인공지능 기술의 궁극적 목표는 데이터 기반 분석을 통해 판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의사결정을 도출하고 실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가상개인비서의 다양한 서비스 이용 및 사물 조작에 대한 최종 판단에 대해, 그리고 실행 오류 발생 시 관련 분야 전체에 걸친 책임 소재에 대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인다.


그뿐 아니라 개인정보에 대한 이슈도 고려해야 하는데, 개인이 정보를 제공하는 만큼 가상개인비서 서비스 구현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구조에 의한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사적인 정보(예를 들면 취향, 종교, 거래 내역, 질병 내역, 친목 관계 등)를 개방할수록 보다 정확하고 만족도 높은 가상개인비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가상개인비서 서비스 영역이 확대될수록 제3자에게 공유, 활용되는 데이터가 증가해 사생활 유출의 위험이 증가한다. 그리고 실제 비서가 단 한 사람이나 하나의 조직만 위해 고용되는 것과 달리, 가상개인비서는 본사의 맞춤형 광고 제공과 고객 정보 수집을 위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 된다. 가상개인비서가 임의의 또는 제한된 알고리즘만을 적용하여 서비스 제공사에 편향된 대안만 제시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또한 존재한다.


비즈니스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가상개인비서는 단독 서비스 형태가 아닌 대형 업체의 생태계 비즈니스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 SW 및 서비스의 경우, 가상개인비서 서비스 자체의 수익 창출 성공 모형이 없는 실정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가상개인비서 서비스는 대부분 무료이며, 금융업계나 유통업계에서는 고객 상담의 통로로서 챗봇 형태의 가상개인비서 서비스를 일부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개인비서 서비스 자체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종량제나 클라우드 서비스 과금체계와 비슷한 개념의 과금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때 적정 과금 수준은 가상개인비서의 서비스 제공 분야별, 수준별, 업무처리의 전문성(법률, 의료, 금융 등)에 관한 평가 기준에 준해야 하며 서비스 기간별 또는 사용건수별 과금 방식 등이 고려될 수 있다.


디바이스 연동의 경우, 아마존의 에코나 SKT의 ‘누구’ 등은 가상개인비서 서비스가 탑재된 스피커 판매를 통해 직접 수익과 자사의 연동 서비스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네트워크 솔루션 부분에서는 사물 및 다양한 외부서비스와 연결되는 플랫폼으로서의 가상개인비서 역할 수행을 위해 호환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플랫폼 업체 비브랩스 CEO의 목표는 ‘모든 것과 연결되는 인공지능 인터페이스를 개발해 세상을 극단적으로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사용자 수가 많아질수록 서비스의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특성을 배가시키기 위해, 가상개인비서 서비스는 외부와의 호환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가상개인비서 생태계 조성해 각 분야 플랫폼으로 활용


아마존의 경우, 알렉사 활용의 최종 목표는 가정 내 어디서나 쇼핑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더 쉽고 빠르게 아마존 전자상거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마존은 더 큰 알렉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개발자들이 알렉사를 탑재하여 더욱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개발자 도구 및 API 공개 정책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알렉사 서비스가 탑재된 기기 및 서비스를 확대함으로써 소비자 정보를 아마존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아마존의 소비자를 더욱 더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구글은 어시스턴트를 통해 구글 검색 서비스의 사용자를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PC나 스마트폰에 검색어를 입력하는 일 없이 구글 워치, 구글 홈과 무인자동차 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대화만으로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가상개인비서를 통한 인공지능 인터페이스에 세탁기와 냉장고 등 자사 가전제품을 연동하여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향후 가상개인비서 서비스 상용화를 촉진할 키워드는 ‘신뢰’라고 할 수 있으며, 신뢰는 사용자의 경험 축적 및 자기통제권 인식 수준에 따라 서서히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개인비서가 사용자의 개인적·사회적 맥락을 고려하지 못하거나, 원하지 않는 역할을 수행할 경우 사용자와 서비스 간의 신뢰 형성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경험을 통해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부분과 이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고, 가상개인비서 서비스에 대한 자기통제의 수준을 최적화시키는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


업무의 중요도에 따라 가상개인비서가 개입할 수 있는 의사결정 역할 수준(문제인식-정보수집-대안 비교-대안 선택-실행)과 사용자의 통제권을 단계별로 선택하여 적용해야 한다. 그리고 사용자 개인에 대한 방대한 양의 정형·비정형 데이터 축적 및 민감 정보(예를 들면, 질병 및 의료정보 등) 활용 가능 범위의 결정권한을 사용자에게 부여하는 옵트-인(Opt-in: 당사자가 개인 데이터 수집을 허용하기 전까지 그 사람의 데이터 수집을 금지하는 제도) 방식을 원칙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김희성 기자 (npnt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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