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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소프트뱅크, 왜 ARM을 인수했나?

  • 등록 2016.08.31 16: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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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의 모바일 사업 독점적 지위와 사물인터넷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했을 것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왜 소프트뱅크가 반도체 회사를 인수했을까?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ARM 인수는 단순한 충동에서 이뤄진 것이 아닌 소프트뱅크 그룹의 성장 전략 속에서 면밀하게 계획돼 실행에 옮겨졌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영국의 반도체 설계 업체 ARM을 약 35조원에 인수한다. 이는 지난달 15일 ARM의 종가에 43%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소프트뱅크는 ARM의 모바일 쪽에서 독점적 지위와 사물인터넷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에도 손정의 회장의 마법이 또 통할지 주목하고 있다. 


ARM은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AP(Application Processor)의 핵심 아키텍처를 개발하는 회사다. 글로벌 AP 제조업체인 퀄컴, 애플, 삼성전자, 미디어텍 등이 모두 ARM의 아키텍처를 라이선스하고 이를 수정해서 칩을 개발하고 있다. ARM의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95%를 상회한다. 경쟁사로는 x86 아키텍처를 개발하는 인텔과 MIPS가 있는데, 인텔은 최근 모바일 사업을 포기했다. MIPS는 이매지네이션에 인수됐다. 모바일 시장에서 ARM은 사실상 독점 회사다. 


그렇다면,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는 상당한 프리미엄까지 얹어서 ARM을 왜 인수했을까? 


전문가들은 인수 배경을 크게 3가지로 분석했다. 우선, 손 회장이 언론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다. 손정의 회장은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ARM을 인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모든 것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IoT 시대를 본격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선행 투자”라고 밝혔다. PC의 시대는 인텔의 칩이 주류였지만,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와 웨어러블 단말에서는 ARM이 설계한 칩이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예를 들어, iPhone에 탑재되어 있는 ‘A9 프로세서’는 ARMv8(64 비트)가 채용되고 있다. 또한 Android 스마트폰 역시 ARM의 기술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ARM은 독자 개발한 IoT용 OS인 ‘mbed OS’ 및 ‘TrustZone’이라는 보안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ARM에 따르면, 2015년 ARM 기반의 칩 148억 개가 출하됐다. 사물인터넷 외에도 자동차 반도체, 머신러닝 서버 시장의 개화는 ARM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자동차 반도체 등은 이미 ARM 아키텍처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시장 자체의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서버 시장은 인텔 아키텍처가 독점하고 있지만, 최근 ARM 아키텍처를 탑재한 프로세서들이 등장하고 있다. 둘째, 모바일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 확보다. 대부분의 모바일 업체들이 ARM 아키텍처를 사용한다. 아직까지 대안이 없다. 소프트뱅크는 이러한 힘을 이용해 모바일 업체들과의 사업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셋째, 포트폴리오 전환이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보유하고 있던 알리바바, 겅호, 슈퍼셀 등 인터넷, 게임 업체를 높은 가격에 매각했다. 미래애셋증권 도현우 애널리스트는 “만약에 모바일 소프트웨어 산업이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면 이들 업체를 매각하고 안정적인 회사를 사는 것이 맞다”며 “ARM은 사업의 부침이 심한 인터넷, 게임 업체와 달리 실적이 매우 안정적이다. 독점 회사이기 때문에 업황이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진희 기자 (el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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