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김진희 기자 |
택배·배달 업종에 종사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 근무 일수 역시 평균 6일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일과건강'은 23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플랫폼·배달노동자 안전보건 실태와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고 택배·배달·퀵서비스·대리운전 등 업무에 종사하는 플랫폼 노동자 537명을 대상으로 한 노동환경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참여한 노동자들의 연령 평균은 46.6세로 나타났다. 경력 평균이 7.5년인 점을 고려하면 평균 40세 즈음 현재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기시간을 포함한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0.3시간으로 조사됐다. 1주일 평균 근무 일수도 6일 전후인 것으로 파악됐다. 평균 노동시간이 주 52시간을 넘는 '과로 집단'임이 드러난 것이라고 일과건강은 해석했다.
공휴일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않았다. 배달노동자와 퀵서비스,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공휴일에 전혀 쉬지 못한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됐다.
일하는 도중 휴식·식사 시간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배달 노동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직군에서는 일하는 도중 틈틈이 휴식을 취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근무 중 식사에 대해선 '못 먹는다'는 응답이 34.0%였고, '편의점 등에서 간단히 해결한다'는 응답이 32.3%였다. '식당에서 사 먹는다'는 응답은 21.6%였다.
특히 이들 노동자는 과로에 따른 피로감과 고용 불안에 대한 걱정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맡은 업무량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과다하다' 답변은 절반 이상(매우 과함 14.7%·약간 과함 38.9%)이었고, 본인의 고용상태를 묻는 말에는 71.7% 이상이 불안하다고 답했다.
반면 안전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사업주나 협회가 제공하는 산업안전 보건교육을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45.1%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교육받은 적 없고 사인만 받아 갔다'는 응답도 11.9%로 나타났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플랫폼 노동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법과 제도가 노동·직업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변화된 산업 구조에 맞는 법을 정비하고 노동자가 과로로 고통받는 일이 사라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